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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동반 회갑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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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47 오세호 () 댓글 0건 조회 1,113회 작성일 2009-07-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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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지러워”

출발해야 하는데 아내가 창백한 얼굴로 독백처럼 말했다. 위암수술 받고 오년 동안 잘 견뎌온 아내를 바라보며

‘이럴 땐 어쩌나?’

두려움이 스물 스물 살아나려한다.

‘하나님이 다 보고 계시지! 주님, 도와주세요.’

기도하며 부지런히 준비했다.

“방배경찰서 앞에 차 대고 전세 버스에 탑승해”

총무의 말을 생각하며 방배 경찰서를 향해 약속 시간에 맞춰 달려갔다. 주차장이 공사 중이라 경찰서 마당으로 들어가 장애인 주차장에 당당히 주차하고 휠체어로 갈아탔다. 약속 장소에 가니 먼저 온 동문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맞아주었다.

아홉시 전세 버스 탑승은 버스기사의 등에 업혀 차에 올랐다. 조반은 차 안에서 김밥으로 했다.

강화 가는 동안 ‘파인니들’ 보조식품선전을 들었다. 솔잎기름이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하여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많은 사람이 귀 기울고 반응을 보였다.

차멀미 하는 사람이 있어 도중에 잠간 쉬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강화도는 말이 섬이지 좋은 자연경관에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은 활력이 넘치는 서울 근교 전원도시이었다.

열두시가 조금 지나 강화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잠간 기다리니 석모도 가는 연락선이 사람을 실은 큰 전세 버스 두 대와 승용차들을 먹어버렸다. 여객선선반 위의 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니 부두를 떠난 배는 갈매기 전송을 받으며 석모도를 향하고 있었다.

십 분 쯤 가니 석모도 선척장이란다. 버스 탄 채 선착장을 빠져나와 석모도 포장도로를 달렸다. 큰 섬이라 내육지방인지 섬인지 구분이 안 간다. 시원한 시골길을 달려 보문사 절 앞 음식점 주차장에서 하차했다.

휠체어 장애인 돕는 방법을 설명 하니 신홍일이 어깨를 들고 송문호가 다리를 들어내려 휠체어에 앉혀주었다.

석모도는 경관이 좋아 부처가 가다 쉬어 절이 탄생했단다. 예약된 보문사 앞 음식점에 들어갔다. 평상으로 내려앉아야 할 때 장만진 송문호 신홍일 친구 동문이 달려와 도우며

“학습의 효과 대단해.”

휠체어 탄 사람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난처해하던 어색함은 사라지고 친숙하게 도와주었다.

홀에 들어가서 동문은 친한 대로 부인들은 부인들끼리 어울려 앉았다. 밴댕이회를 곁들인 산채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식사 후 산행 시간이다. 휠체어에 앉아 머뭇거리고 있는 데

“올라갈래? 내가 밀어줄게.”

양승태가 등 뒤에서 선뜻 휠체어를 밀며 산행을 재촉했다. 썬그라스를 쓰고 장갑을 끼고 휠체어 바퀴를 힘차게 굴리며 동문들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가파른 언덕에선 건장한 김영남이 따라붙었다. 급경사진 언덕에서는 산행하는 젊은 청년들도 합세했다. 아내도 곁에 따르며 응원했다. 숨이 턱까지 닫도록 힘써 보문사에 올라가니 깊은 숨이 몰아쉬어졌다.

‘감사합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잘 올라왔지?”

양승태가 물었다.

“응”

동감하며 나는 대답했다.

“세상은 선한 사람들이 많아, 살만해.”

승태가 오늘 산행을 통해 성공을 확인하고 하는 말이다.

“그래, 고마워.”

나도 체험에서 나와 확실하게 대답했다.

친구의 도움으로 경내에 있는 범종을 보며 종소리를 듣는다. 선물 가게에도 들려 ‘처음처럼’ 시가 담긴 수건을 선물 받았다.

대웅전 계단 앞에서 동문을 부르니 친구들이 달려와 휠체어를 들어 올려주었다. 부처님과 예불하는 사람들과 벽화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석굴 안 예불당도 맷돌과 고풍의 향나무도 돌아보고 안내판도 읽어보았다. 천 사백년 전 신라 선덕여왕 이래 우리들의 옛 조상들 향취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최근에 박정희 대통령 부인이 자주 찾았다고 한다.

내려올 때는 가는 길 등지고 뒤로 내려오니 두려웠다. 손잡이를 승태와 영남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잡고 나는 장갑낀 손으로 휠체어바퀴를 잡으며 비탈길을 내려왔다. 내려오다 산행하고 돌아오는 夫子의 도움도 받았다. 도와주고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 속에 감사가 넘쳐났다.

한 친구로부터 용기 있게 시작한 산행은 도움의 손길이 더해져 장애인 한사람의 마음속에

‘세상은 살만해, 선한 사람들이 많아.’

이 말을 확인시켜 믿어지게 하는 행복의 씨를 심어주었다.

보문사 구경 참 잘 했다.

귀가 길에는 동문 친구들의 도움으로 기분 좋게 전세 버스에 올랐다. 해수욕장 모래를 밟기로 계획 했었는데 차량 홍수로 차 댈 곳이 없다.

눈으로 바닷가를 구경하며 지나쳤다.

문수산장에서 장어구이정식을 먹으며 夫婦합동회갑기념행사를 했다. 총무의 사회로 회장이 인사하고 야외노래방이 시작되었다. 주진백 동문이 노래방에 불씨를 지폈다. 유방암 수술했다는 사모님이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며 용기 있게 도전하여 노래 부르기 시작했다. 박원석 동문이 아내를 격려하며 함께 부르는 노래는 고달픈 삶을 싸워 이기는 용기를 보여줬다. 곱게 열창하고 들어오는 한 부인에게 사회자가 실랑 이름을 물으니 모른다고 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 마음 허전하게 한 동문 반성하고 곱절의 관심과 사랑 아내에게 보내주시구려.

일급지체장애인과 이십오 년 동안 살아오며 본인이 위암 수술한 부인이 ‘사랑으로’를 열창했다. 나도 휠체어를 타고 나가 함께 불렀다. 청중이 함께 합창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언덕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아~아 영원히 변치 안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 따라 새로운 인생출발을 촉구하는 축복송 같았다.

정성껏 준비한 상품을 받으며 좋아 하더이다. 회장님. 총무님 준비하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예정시간을 넘기며 노래방을 즐기다가 해 넘어갈 무렵에 교가를 합창하고 행사를 마쳤다.

김성열 김한규 신홍일 김홍구 친구들이 응원하며 휠체어 가마로 언덕을 올라갔다. 차에 오를 때 남상화 친구가 혼자 안아 올리기에

“힘들지?”

했더니

“친구이기 때문에 힘들지 않아”

육십이 넘어 숨이 턱에 닿는 거친 숨소리를 내면서도 환하게 웃어주니 친구의 그 말이 더 고마웠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는 이기문 동문이 ‘적자생존’으로 말문을 열어 방대한 우주의 신비를 들려주었다. 태양의 온도 크기 빛의 속도 태양계 은하계 숫자며 크기 거리를 수십억 개 수십억 광년으로 이야기하니 나 같은 둔재는 상상이 안 간다. 다만 하나님은 위대하시고 신비롭다는 말로 대신할 뿐이다.

길이 잘 뚫려 예정 시간 전에 사당역에 도착했다. 장만진이 등 뒤에서 어깨를 들어주고 친구가 앞에서 다리를 들어 편안히 내려 휠체어에 갈아탔다. 인사를 나누며 뿔뿔이 흩어지는데

“내가 같이 갈게”

김용세 동문이 휠체어를 밀었다. 부부가 함께 경찰서 마당까지 같이 걸어와 차를 태워주었다.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배웅해주는 모습이 아름답운 영상으로 추억된다.

집으로 향하는 차 속에서 이십 오년을 장애인과 함께 살아온 아내 유난향이 행복해하며 말했다.

“난 당신이 휠체어를 탔지만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했어요. 참 즐거운 회갑여행이었어요.”

나는 행복하다.

친구야! 고맙다.

친구야! 소경이 눈을 떠서 본다면 믿어지겠니?

고마운 친구야! 내 말좀 들어보렴.

죽음을 준비하자.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영생의 길이 있다.

“영생은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친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선물로 주셨어. 나 같은 무지갱이를 사랑하신 주님, 친구를 생명처럼 사랑하신다고 나는 믿어. 대고의 영특한 머리를 살려 이 진리를 캐보자구. 성경 속에서 내가 만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꺼야. 이 복음 이 기쁨 함께 나누고 싶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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