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광교산 종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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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훈기 댓글 0건 조회 1,445회 작성일 2005-01-31 00:14본문
1월29일 07:30. 싸래기 눈이 뿌려지는 청계산을 화물터미널 뒤에서 출발했다. 일행은 정희준,김정표,유병천(형님대신 참가한 유병인 동생),그리고 나, 네명.
5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그것도 눈오는 날, 청계산에서 바라산 백운산을 거쳐 수원 광교산까지 종주산행을 시도하다니?
분명 제정신이 아니었던게 틀림이 없다!
옥녀봉, 매봉을 지나 망경대 밑 오솔길을 오르 내릴 때 쯤에는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앞이 안보일 지경이었다.
드디어 마왕굴 밑에서 첫번째 사고! 앞장서 가던 김정표 군이 빙판길에 미끄러져 보기 좋게 나 뒹굴었다. 엉덩이 눈을 털며, 아파 찡그린 얼굴로 일어 서, 투덜 투덜 들려준 첫번째 이야기 "펭귄 이야기".
펭귄이 육지에서 자고 아침에 바다로 처음 들어 갈 때, 몸싸움이 정말 대단하단다. 엉덩이로 밀치고 안 떨어지려고 이리 저리 몸을 피하고, 다시 밀어 내기를 한동안, 마침내 힘이 부쳐 한 마리가 바다로 떨어지면, 그 밀려 떨어진 펭귄을 모두가 두 눈 부릅뜨고 주시한단다. 물개 한테 잡아 먹히는가 무사 안전한가를... 떨어진 놈이 아무 일 없이 바다를 헤엄치고 다니면
그제서야 나머지 펭귄들이 풍덩풍덩 바다물로 뛰어 든단다.
우리의 펭귄이 되어 버린 김정표군! 다시는 넘어지지 말게나...
이러나 저러나 눈길에 시간이 한시간은 족히 지체된 것 같다.
청계산 마지막 봉우리 "국사봉"에 오른게 11시가 넘어서. 원기 회복코져 쵸코파이 하나씩을 베어 무는데, 난데 없이 박새(?) 한마리가 달려 들어 김정표군 식량을 나꾸어 챈다. 어이 없어 하던 우리의 펭귄, 아예 남은 쵸코파이를 나무의자 위에 내려 놓고 갈길을 재촉한다.
여기서 부턴 일사천리 하산길. 올랐던 前功을 완전 "제로"까지 까 먹는다. 평지로 내려 오니 "안양시립묘지"가 우리를 둘러 싼다. 어쨌건 점심은 먹어야 할텐데...
눈 녹아 질척거리는 아스팔트 길. 우리 눈이 일순간 화등잔 만큼 커진다. 이 산중에 왠 빈 천막??? 식탁도 서너개, 의자는 수십개. 얼싸 좋다 무단으로 침입하여 점심상을 떡 벌인다. 캐 봤자 컵라면에 떡 몇 덩어리지만....
시립묘지 관리용 천막인 모양인데, 아뭏던 눈밭은 면한 점심상, 안양시장님 너무나 너무나 감사허요.
외곽순환고속도로 청계매표소 밑을 터널로 지나, 바라산을 오르기 시작한게 오후 1시30분 경. 요즘 일기예보는 너무나 잘 맞아 얄밉다. 중국에서 온 대륙의 찬 기류로, 오후부터는 기온이 급 강하하고 바람이 매서울거라더니, 정말 어김이 없다. 이때부터, 날씨로 보나 시간으로 보나 "바라산"까지만 오르고 하산하자는 얘기가 슬슬 힘을 얻기 시작한다.
바라산 정상이 가까워지며, 등산로는 일순간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악몽으로 남아 있는 명지산 정상부근도 아마 이만은 못하리라. "아고 다리야!"를 연발하며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
정희준 군이 들려준 두번째 이야기 "만득이 이야기".
두부 20모 먹기 내기가 벌어졌는데, 만득이가 "잠깐"을 외치며 밖으로 나갔다 한 30분 지나서 들어 왔단다. 자신만만 도전한 만득이, 간신히 15모 먹고서는 더이상 못먹겠다 포기하고 말았는데, 평소 만득이를 잘아는 이웃이, "아니, 그것도 못먹냐"고 캐 물었더니....
두부 20모를 먹을 수 있나 없나 알아 보려고, 밖에 나가 실제로 먹어보니 20모 다 먹는데 한 30분 걸리더란다 ??????
"아까는 분명히 20모 다 먹었는데..."를 연발하며 만득인 고개를 연신 갸웃거렸단다
우리의 정희준군! 모처럼의 장거리산행에 낙오하지 않기위해, 어제 그제 이틀연속 석촌호수를 2바퀴씩 뛰었단다. 한 바퀴가 2.5Km니 합해서 하루에 5Km! 애고, 애고, 만득아! 희준아!
매서운 눈바람에 볼이 아리기까지 한 "바라산" 정상. 오랜지 한알씩 까먹고, 몇발짝 물러선 ㅤㅎㅐㅊ빛드는 능선에서 論議가 한창이다.
<지금이 3시. 백운산까지 한시간, 다시 광교산 까지 한시간, 거기서 또 내려 가는데 한시간 이상.
무리 하지말고 왼쪽 "고기리"로 내려가자.
아니, 우리 나이를 봐라. 언제 다시 도전이나 해 보겄냐? 이번 기회를 놓지지 말자.>
결국은 우리의 마지막 기회를 놓지지 않기로 결정을 보았다.
미군 통신대가 점령한 "백운산" 정상을 돌아,"광교산 시루봉"에오른 것이 오후 5시. "바라산" 이후로는 등산로가 비교적 순탄하여 기진한 우리 일행을 그나마 도와 주었다.
광교산 정상에서 우리의 오늘 여정을 뒤돌아 보니....
멀리멀리, 정말 아스라이, 군부대 통신탑이 우뚝 선 청계산 망경대가 보이고, 거기서 흘러 내린 숫한 봉우리가 꿈틀꿈틀 뱀몸통처럼 우리 발밑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마치 천왕봉에서 내려다 본 지리산 연봉처럼....
형제봉을 지나 경기대학교로 내려가려던게 당초 계획이었으나, 시간상 체력상 그냥 직진하여 "수지 신봉동"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하였다.
평소 아무 생각도 없이 오르내리던, 그야말로 산책로나 다름없다 여겼던 그 하산로가, 이리도 길고 힘들고 지리할 수 있냐며 마냥 신기해(?)하는 우리의 만득군! 그러면서도 좌우에 들어선 신축 주택들에 연신 관심을 보인다.
송오영군이 산다는 LG아파트에 거의 다와서야, 우리는 미금역을 오가는 마을버스에 탈 수 있었다. 이런 이런, 저녁 7시가 다 되어 가는구나! 만 11시간이 넘는 눈길 산행. 정말 대단한 50대들이셔, 그대들은....
몇번 가 보았다는 미금역 근처 생태찌게 집에서, 쐬주를 곁들인 따끈한 저녁식사를 나눠 먹은 후, 9시 다 되어서야 우리는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사업이 그래도 괜찮은 편인 "펭귄"군이 식대를 지불하고,
이번 산행을 계획한 "만득"군이,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가끔 마련하기로 약속을 하면서....
5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그것도 눈오는 날, 청계산에서 바라산 백운산을 거쳐 수원 광교산까지 종주산행을 시도하다니?
분명 제정신이 아니었던게 틀림이 없다!
옥녀봉, 매봉을 지나 망경대 밑 오솔길을 오르 내릴 때 쯤에는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앞이 안보일 지경이었다.
드디어 마왕굴 밑에서 첫번째 사고! 앞장서 가던 김정표 군이 빙판길에 미끄러져 보기 좋게 나 뒹굴었다. 엉덩이 눈을 털며, 아파 찡그린 얼굴로 일어 서, 투덜 투덜 들려준 첫번째 이야기 "펭귄 이야기".
펭귄이 육지에서 자고 아침에 바다로 처음 들어 갈 때, 몸싸움이 정말 대단하단다. 엉덩이로 밀치고 안 떨어지려고 이리 저리 몸을 피하고, 다시 밀어 내기를 한동안, 마침내 힘이 부쳐 한 마리가 바다로 떨어지면, 그 밀려 떨어진 펭귄을 모두가 두 눈 부릅뜨고 주시한단다. 물개 한테 잡아 먹히는가 무사 안전한가를... 떨어진 놈이 아무 일 없이 바다를 헤엄치고 다니면
그제서야 나머지 펭귄들이 풍덩풍덩 바다물로 뛰어 든단다.
우리의 펭귄이 되어 버린 김정표군! 다시는 넘어지지 말게나...
이러나 저러나 눈길에 시간이 한시간은 족히 지체된 것 같다.
청계산 마지막 봉우리 "국사봉"에 오른게 11시가 넘어서. 원기 회복코져 쵸코파이 하나씩을 베어 무는데, 난데 없이 박새(?) 한마리가 달려 들어 김정표군 식량을 나꾸어 챈다. 어이 없어 하던 우리의 펭귄, 아예 남은 쵸코파이를 나무의자 위에 내려 놓고 갈길을 재촉한다.
여기서 부턴 일사천리 하산길. 올랐던 前功을 완전 "제로"까지 까 먹는다. 평지로 내려 오니 "안양시립묘지"가 우리를 둘러 싼다. 어쨌건 점심은 먹어야 할텐데...
눈 녹아 질척거리는 아스팔트 길. 우리 눈이 일순간 화등잔 만큼 커진다. 이 산중에 왠 빈 천막??? 식탁도 서너개, 의자는 수십개. 얼싸 좋다 무단으로 침입하여 점심상을 떡 벌인다. 캐 봤자 컵라면에 떡 몇 덩어리지만....
시립묘지 관리용 천막인 모양인데, 아뭏던 눈밭은 면한 점심상, 안양시장님 너무나 너무나 감사허요.
외곽순환고속도로 청계매표소 밑을 터널로 지나, 바라산을 오르기 시작한게 오후 1시30분 경. 요즘 일기예보는 너무나 잘 맞아 얄밉다. 중국에서 온 대륙의 찬 기류로, 오후부터는 기온이 급 강하하고 바람이 매서울거라더니, 정말 어김이 없다. 이때부터, 날씨로 보나 시간으로 보나 "바라산"까지만 오르고 하산하자는 얘기가 슬슬 힘을 얻기 시작한다.
바라산 정상이 가까워지며, 등산로는 일순간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악몽으로 남아 있는 명지산 정상부근도 아마 이만은 못하리라. "아고 다리야!"를 연발하며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
정희준 군이 들려준 두번째 이야기 "만득이 이야기".
두부 20모 먹기 내기가 벌어졌는데, 만득이가 "잠깐"을 외치며 밖으로 나갔다 한 30분 지나서 들어 왔단다. 자신만만 도전한 만득이, 간신히 15모 먹고서는 더이상 못먹겠다 포기하고 말았는데, 평소 만득이를 잘아는 이웃이, "아니, 그것도 못먹냐"고 캐 물었더니....
두부 20모를 먹을 수 있나 없나 알아 보려고, 밖에 나가 실제로 먹어보니 20모 다 먹는데 한 30분 걸리더란다 ??????
"아까는 분명히 20모 다 먹었는데..."를 연발하며 만득인 고개를 연신 갸웃거렸단다
우리의 정희준군! 모처럼의 장거리산행에 낙오하지 않기위해, 어제 그제 이틀연속 석촌호수를 2바퀴씩 뛰었단다. 한 바퀴가 2.5Km니 합해서 하루에 5Km! 애고, 애고, 만득아! 희준아!
매서운 눈바람에 볼이 아리기까지 한 "바라산" 정상. 오랜지 한알씩 까먹고, 몇발짝 물러선 ㅤㅎㅐㅊ빛드는 능선에서 論議가 한창이다.
<지금이 3시. 백운산까지 한시간, 다시 광교산 까지 한시간, 거기서 또 내려 가는데 한시간 이상.
무리 하지말고 왼쪽 "고기리"로 내려가자.
아니, 우리 나이를 봐라. 언제 다시 도전이나 해 보겄냐? 이번 기회를 놓지지 말자.>
결국은 우리의 마지막 기회를 놓지지 않기로 결정을 보았다.
미군 통신대가 점령한 "백운산" 정상을 돌아,"광교산 시루봉"에오른 것이 오후 5시. "바라산" 이후로는 등산로가 비교적 순탄하여 기진한 우리 일행을 그나마 도와 주었다.
광교산 정상에서 우리의 오늘 여정을 뒤돌아 보니....
멀리멀리, 정말 아스라이, 군부대 통신탑이 우뚝 선 청계산 망경대가 보이고, 거기서 흘러 내린 숫한 봉우리가 꿈틀꿈틀 뱀몸통처럼 우리 발밑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마치 천왕봉에서 내려다 본 지리산 연봉처럼....
형제봉을 지나 경기대학교로 내려가려던게 당초 계획이었으나, 시간상 체력상 그냥 직진하여 "수지 신봉동"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하였다.
평소 아무 생각도 없이 오르내리던, 그야말로 산책로나 다름없다 여겼던 그 하산로가, 이리도 길고 힘들고 지리할 수 있냐며 마냥 신기해(?)하는 우리의 만득군! 그러면서도 좌우에 들어선 신축 주택들에 연신 관심을 보인다.
송오영군이 산다는 LG아파트에 거의 다와서야, 우리는 미금역을 오가는 마을버스에 탈 수 있었다. 이런 이런, 저녁 7시가 다 되어 가는구나! 만 11시간이 넘는 눈길 산행. 정말 대단한 50대들이셔, 그대들은....
몇번 가 보았다는 미금역 근처 생태찌게 집에서, 쐬주를 곁들인 따끈한 저녁식사를 나눠 먹은 후, 9시 다 되어서야 우리는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사업이 그래도 괜찮은 편인 "펭귄"군이 식대를 지불하고,
이번 산행을 계획한 "만득"군이,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가끔 마련하기로 약속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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